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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화

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하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강여름을 비호하는 느낌이 강했다. 게다가 강여름의 말투를 보니 아주 거침없는 것이 하준과 관계가 꽤나 편안해 보이지 않는가? 순식간에 이사들의 마음이 요동쳤다. 방금 백지안을 심하게 편들었던 것이 후회되지 시작했다. ‘젠장, 괜히 강여름 건드렸다가 최 회장에게 불려가면 낭패잖아.’ 구 이사가 쿨럭쿨럭 기침을 해댔다. “저기… 난 최 회장 말씀에 따르겠소.” “그렇지, 최 회장 말에 따라야지.” 다른 이사도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여름이 하중에게 당하는 꼴을 보려고 입구쯤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지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 전까지 이사들이 그렇게 자신을 싸고 돌더니 순식간에 땅바닥에 내팽개쳐진 기분이었다. “아직 안 갔습니까?” 갑자기 여름이 백지안을 쳐다보더니 핸드폰을 흔들었다. “방금 최 회장 얘기 못 들었나 봐? 괜히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가서 인수인계나 하시죠? 다시는 내 회사에서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으니까." “……” 백지안은 화가 나서 속이 쓰렸다. 하지만 그저 눈물을 똑 떨어트리더니 후다닥 자리를 떴다. 이사들은 안절부절했다. ‘이게 다 최 회장 때문이잖아? 아니 한 자리에 전처랑 현 여친을 다 몰아놓고 우리더러 어쩌라는 거야?’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갑시다.” 여름이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았다. “방금 ‘최 회장 말을 들어야지’라고 하시던데 말을 그렇게들 하시면 쓰나요? 우리 회사랑 최 회장이 무슨 상관이라고요? 그렇게 최 회장이 좋으며 다들 나가서 최 회장 밑으로 들어가시죠.” 여름이 팡 하고 테이블을 치면서 벌떡 일어섰다. 시선이 싸늘했다. “잘 알아 두십시오. 우리 회사의 창업주는 내 어머니 강신희 씨입니다. 그 정도도 기억이 안 나면 배당금이나 받아서 병원 가서 치료나 받으세요. 우리 회사에 괜히 자식, 친지 남겨두지 말고 나갈 때 같이 데려 나가시고.” ---- 회의가 끝났다. 엄 실장은 완전히 존경하는 눈빛으로 여름을 우러러 봤다. “대표님,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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