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화
여름은 그제야 퇴근할 준비를 했다.
3년 간 자리를 비웠더니 종일 보고 나서야 겨우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막 열쇠를 꺼내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여름은 저도 모르게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서고 말았다.
큰 손이 여름을 덮쳐왔다. 하준의 얼굴에는 차가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왜? 발로 차게?”
여름은 눈을 깜빡이며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하준의 사타구니 사이에 놓인 자기 발을 보았다.
“어떨 것 같은데?”
“죽고 싶어 환장했어?”
하준은 하마터면 이번 생에 대가 끊길 뻔 했던 것이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하준은 여름의 발을 잡아 뒤로 쭉 잡아당겼다.
한 발로 서 있던 여름의 몸이 하준 쪽으로 기울었다. 막 균형을 잃을 참에 여름은 얼른 하준의 옷깃을 힘껏 잡았다.
생각지 못한 움직임에 하준이 균형을 잃으며 여름이 입구 카펫 위로 넘어지고 하준이 그 위로 쓰러지면서 입술이 맞닿았다.
여름의 입술은 젤리처럼 탱글한데다 무슨 글로즈를 발랐는지 상큼한 오렌지 향이 났다. 저도 모르게 깨물고 싶어지는 향기였다.
마침 그 타이밍에 현관불이 자동으로 꺼졌다.
하준이 침을 꿀꺽 삼키며 울대가 꿀렁했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교차했다. 하준은 지금 입술에 닿아있는 그 입술을 맛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때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안에서 모녀가 걸어나왔다.
그 장면을 목격한 엄마는 깜짝 놀라서 얼른 아이의 눈을 가렸다.
여름은 얼굴이 온통 빨개져서 얼른 하준을 밀어냈다.
“아니….”
“아이고, 미안해요. 하던 거 계속하세요.”
엄마가 얼른 다시 문을 열더니 아이 등을 밀더니 탁하고 문이 닫혔다.
“아, 왜 밀어요? 나도 다 봤는데. 지금 아저씨랑 언니랑 뽀뽀하려고 그랬잖아?”
“쉿!”
“근데 왜 집에서 안 하고 밖에서 저래?”
“넌 몰라도 돼.”
“나도 나 알아. 사랑하고 재채기는 감출 수가 없는 거래.”
“……”
하준의 얼굴이 파랗게 되었다.
‘사랑은 감출 수가 없어?
내가 강여름에게?
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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