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3화
1층으로 내려가 물을 따르던 여름은 불현듯 어렸을 때 하준의 보모가 툭하면 하준을 옷장에 가두었던 일이 생각났다.
손에 든 컵이 털썩하고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여름은 급히 2층으로 올라가 옷장을 열었다.
하준은 그 큰 몸을 달팽이처럼 잔뜩 웅크려 무릎에 머리를 묻은 채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나와요.”
여름이 잡아당겨 봤지만 하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추워…. 때리지 마세요….”
하준은 있는 힘껏 귀를 꽉 막고 있었다.
마음이 약해지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보니 결국 마음에 쌓았던 단단한 성벽은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안 때려요. 이 안에서 자지 말고 우리 침대로 가요. 괜찮아.”
여름은 하준을 한껏 그러안고 계속 머리를 쓸어주었다. 떨림이 멈추자 여름은 하준을 데리고 침대로 가서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하준은 내내 여름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몇 번이나 빼내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여름은 그냥 그대로 옆에 누웠다.
하준이 잠들면 옆 방으로 갈 생각을 하던 여름은 피곤해서인지 어느새 함께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를 잤을까….
여름은 몽롱한 채로 누군가가 자신의 입술에 다급히 키스하는 것을 느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눈을 뜨고 상대가 누군지 확실히 보이자 여름은 화가 나서 확 밀쳐버렸다.
“누가 맘대로 나한테 뽀뽀하라고 했어요!”
“자기 내 걱정하잖아, 어제도 마음 아파서 내내 나랑 같이 있어주고.”
하준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여름을 바라보았다.
“우리 사이 참 좋다, 그렇지?”
“좋기는, 개뿔….”
하준의 입술을 보고 있자니 여름은 다시 침실에서 지다빈이 하준을 올라타고 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대로 화장실로 뛰어갔다.
하준이 걱정스럽게 따라오자 다 토한 여름은 얼굴을 들더니 하준을 노려봤다.
“다시는 입 맙추지 말아요. 구역질 나니까.”
“……”
하준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식었다.
‘내가 그렇게나 싫다는 뜻인가?
그래, 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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