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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화

최란은 아주 먼 옛날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제 보니 하준이 마음에 상처가 많았구나.’ 최란은 확실히 하준의 존재 자체가 짜증 났었다. 그러니 어머니가 자신을 낳은 것이 싫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네가 유포했니?” 최란이 인상 쓰며 물었다. “내일 여하에서 신제품 발표회가 있는 날이다 보니 식구들은 너 아니면 네 이모를 의심하고 있다.” “전 아니에요.” 최양하는 좀 화가 났다. “아무리 그래도 형인데요. 안 그래도 병도 있는 사람한테 제가 그렇게까지 하겠어요?” 최란은 머리가 아파 미간을 찌푸렸다. 아들 성격이야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 ‘그렇다면… 정말 최민이 한 짓인가?’ “형이 저 모양인데 내일 발표회는 할 수 있을까요?” 최양하가 갑자기 주저하며 물었다. 최란이 최양하를 노려보았다. 최민을 만나야 했다. ****** 이주혁은 하준을 데리고 자기 병원으로 가 검사하고 진정제를 놓아주었다. 전에는 이주혁이 그렇게 오만하고 싸늘하며 잔인한 사람으로 보이더니 오늘은 어째 연약하고 무력해 보였다. “하준이가 당신이랑 사귄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난… 하준이가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주혁이 갑자기 웃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그런 생각한 게 좀 부끄럽네요. 하준이가 여름 씨를 그렇게 아낄 만하군요.” 여름은 친구니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럼 이제는 팔에 저 상처가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주혁이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제 대충 아시겠지만 하준이는 자제가 안 될 때마다 자해를 했어요. 지금까지 두 번인데 매번 여름 씨랑 관계가 있었죠.” 여름은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한 번은 아침에 하준이가 여름 씨랑 싸웠을 때죠. 걔는 밖으로 나와 차에서 자해를 했어요. 다른 한 번은 여름 씨를 별장에서 구한 뒤 병원으로 가던 길에서죠.” 여름은 생각났다. 처음은 여름이 하준에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서 화가 나서 나갔을 때였다. 두 번째는 같이 차에 타고 있다가 갑자기 내렸었다. 여름은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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