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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화

‘이, 이럴수가.’ 이것은 분명 최하준 짓이다. 새벽에 몰래 이런 걸 찍어서 일부러 양유진에게 전송했음이 틀림없다. 여름은 어젯밤 기억이 떠오르며 수치심에 몸둘 바를 몰랐다. 얼른 삭제 버튼을 누르고는 깨끗이 지워졌는지 확인했다. “바로 병원으로 가주세요.” 급히 기사에게 말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들은 급히 상태를 확인하더니 산소호흡기를 끼워주었다. “보호자 분이시니 알려드립니다. 환자분은 신장 하나로만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자극이나 스트레스에 민감합니다. 식사조절도 잘 하셔야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강조했다. “저희가 임시로 환자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긴 해도 근본적인 해결은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름은 인사를 했다. 입원실에 누운 양유진은 가슴을 움켜쥐고 기침을 계속 했다. 여름은 따뜻한 물을 잔에 따라 그의 입가에 대주었다. 양유진은 굳은 얼굴로 물잔을 받아들며 물었다. “당신을 협박했나요?” 복잡하고도 침통한 눈빛이 우울해 보였다. “미안해요.” 여름은 양유진을 볼 면목이 없었다. 숨고만 싶었다. “유진 씨가 갇혀있는 며칠 간 몸이 감당하기 힘들었을 거에요. 회사도 상황이 안 좋을 거고요.” 양유진은 물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려버렸다. 세상 부드러웠던 얼굴이 분노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길래 사람을 이 따위로…!” 양유진이 이렇게나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 깨진 유리잔을 보고 한동안 어쩔 줄 몰랐다. “이러지 말아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요.” 양유진은 여름의 손을 꽉 잡고 심호흡을 몇 번 했다. 이내 호흡이 잦아들었다. “알고 있어요. 모두 날 위해서였다는 걸. 난 괜찮습니다. 당신 탓 아니에요.” 양유진은 여름을 잡은 손에 더 힘을 주었다. 여름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입은 그렇게 말하지만 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라도 이런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 터였다. “이제 그만 해요.” 여름은 사뭇 씁쓸한 표정이었다. “난 이제 당신 옆에 있을 자격이 없어요. 그리고 우리가 같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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