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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화

방대한 별장에는 승마장, 골프장, 농구장에 활주로까지 있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본 느낌이었다. 차가 서자 집사가 와서 네 사람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화려한 거실에 장춘자와 딸인 최민이 앉아 있고, 최대범과 최진 등 몇몇 남자들은 티 룸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네 사람이 들어서자 다들 쳐다봤다. 검은 트위드 재킷을 입고 있었던 여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입술에는 세련된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긴 머리는 살짝 웨이브를 줘서 어깨에 늘어뜨렸다. 이목구비는 뚜렷하고 피부는 투명했다. 우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러나 옆에 있는 서유인은 너무 소박하고 청순하고 깔끔했다. 다들 서유인이 오늘밤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인공이라기에는 너무 소박했다. 장춘자는 서유인에게서 여름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서 애초부터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오늘 보니 더욱 눈꼴이 시었다. “우리 아빠랑 오빠는 저쪽에 계세요. 남자들은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 나누세요. 그쪽이 편하실 거예요.” 최민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럼 그쪽으로 가보죠.” 서경주는 확실히 좀 불편해 보였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가면서도 다시 여름을 돌아보며 티 룸으로 건너갔다. 서경주가 가자 최정이 비웃음을 띠고 물었다. “유인아, 이쪽이 그…… 네가 말하던 그 언니니? 정말 듣던 대로 미인이시네. 흐응, 그런데 저 펄이랑 진주 장식 보니까 며칠 전에 본 파리 패션 위크 생각난다. 저런 거 한 세트에 수 천만 원 하던데. 난 차마 못 사겠네.” 위자영이 점잔을 빼며 웃었다. “쟤는 애가 어려서 고생을 하고 자랐잖아요. 어렵사리 본가에 왔는데 옷이라도 말쑥하게 차려 입히려고요.” “뭘 그렇게 신경을 쓰세요. 친자식도 아닌데.” 최민이 느른하게 말했다. “오늘 두 사람 결혼 얘기를 정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저렇게 예쁘게 꾸며가지고 오면 시선이 저쪽으로 가잖아요.” 서유인이 웃었다. “괜찮아요. 예쁜 옷이야 저는 어렸을 때 실컷 입은 걸요. 심플하게 입으면 제가 나이도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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