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화
“뭐? 꺼져?”
하 대표가 싸늘하게 웃었다.
“최하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보구먼. FTT는 이제 한 물 갔어. FTT는 이제 우리 하남그룹 산하의 일개 자회사보다도 못한 존재라고. 예전에는 나를 그렇게 깔보더니, 이제는 내가 밟아도 찍소리도 못할 거면서.”
“그래? 해보시지?”
하준이 벌떡 일어 섰다.
훤칠한 키와 어깨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는 순식간에 짜리몽땅한 하 대표의 기세를 눌렀다.
“뭐, 좋게 말할 때 안 듣다니, 내가 본때를 보여주겠어. 두고 봐.”
하 대표는 앞에 있는 의자를 걷어차고는 씩씩대며 나갔다.
입구에서 여름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하 대표는 자세히 보지 못했다.
그러나 여름은 뒷모습을 자세히 보았다. 전에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하남그룹의 하영광, 크게 내세울 것 없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FTT에 와서 큰소리를 치다니 과연 FTT가 풍전등화라는 게 보였다.
사무실에서 상혁이 씩씩거렸다.
“정말 염치가 없는 인간이군요. 전에는 회장님 앞에서는 침도 못 삼키더니 하정현이 백지안 씨와 손을 잡더니만 결국 회장님을 음해하려고….”
“시끄러워.”
하준이 상혁에게 경고의 시선을 보냈다. 그러더니 갑자기 긴장한 기색으로 상혁의 어깨 너머를 보았다.
“어떻게 왔어?”
상혁이 돌아보니 여름이 걸어 들어 오고 있었다.
여름은 모자를 벗어 긴 머리를 드러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이지만 이목구비는 또렷했다. 다만 얼굴이 수심에 잠겨있었다.
“강… 강 대표님.”
상혁이 깜짝 놀랐다.
“일단 나가 있어.”
하준이 상혁에게 말했다.
상혁은 복잡한 얼굴로 걸어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사무실에 조용히 둘만 남겨졌다.
여름은 하준을 바라보았다. 둘이 헤어진 지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것만 같았다. 특히 하준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날 아침에는 그래도 제대로 옷을 차려입고 근사한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양복에 주름이 져 있었고 눈에는 핏발이 섰으며 수염까지 자라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섬에서 나온 후로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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