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8장
안야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주머니…” 하람이 보기엔 그녀가 진몽요 없이 혼자 올 이유가 없었다. 과거의 그녀는 부속품 같은 존재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하람은 눈빛의 실망을 숨길 수 없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무슨 일이야?”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임신 결과지를 꺼냈다. “제가 검사 결과예요, 한번 보세요…”
하람은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결과지? 왜 이걸 자신에게 보여주는 거지? 그녀는 딱 임신이라는 걸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축하해, 남자친구 생겼어? 결혼할 생각이야?”
안야는 주춤거리며 말했다. “경소경씨 아이예요.”
하람의 미소는 그대로 굳었다. “뭐? 너 지금 농담이지? 말 안 해도 내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만 넌 몽요의 친구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하람의 반응은 안야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안야는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하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위쪽을 보며 소리쳤다. “경성욱씨! 내려와 봐요!”
소리를 들은 경성욱은 재빨리 서재에서 나왔다. “무슨 일이야?”
하람은 검사 결과지를 탁자에 던졌다. “몽요 친구가 소경이 아이를 가졌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하람은 아들을 욕하고 있었지만 안야는 왠지 모르게 거슬렸고, 꼭…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녀는 어쨌든 보잘 것 없는 집안 출신이라 경가네 공관에 와서 두 어른을 마주하니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고 들어오기 전에 했던 다짐은 이미 사라졌다. 그녀는 그저 죄인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경성욱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 안야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우리는 사정을 모르기도 하고 이건 소경이랑 두 사람 일인데 우리를 바로 찾아온 이유가 뭐예요?”
불리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대략적인 상황만 설명했다. “저를 어떻게 보시든 다 상관없어요. 경소경씨랑 진몽요씨는 이미 헤어졌고, 저랑 경소경씨는 둘 다 솔로예요. 비록 술 마시고 생긴 일이지만 저는 지금 임신했고 그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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