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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장

심개가 이렇게 빨리 돈을 갚게 될 줄은 몰랐어서 그녀는 망설이다 말했다. “알겠어요, 이따가 계좌번호 보낼게요. 사실… 제가 빌려줄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었는데, 목정침씨가 도와준 거예요.”   심개는 망설이다가 웃었지만, 말투엔 씁쓸함이 섞여있었다. “그럼… 나 대신 고맙다고 전해줘요. 그 사람이 잘해줘서 마음이 놓이네요, 마음이 안 놓일 것도 없지만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나까지 나서서 도와주는 걸 보면, 내가 그 사람의 사랑을 과소평가했나 봐요.”   온연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네’라고 대답한 뒤 전화를 끊고, 목정침의 계좌번호를 보냈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건 목정침의 비위를 맞추려고 그런 게 아니라, 원래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다. 처음엔 그녀가 잘못을 했고, 그녀도 똑같이 목정침이 자신을 향한 사랑을 과소평가했다.   그녀가 멍을 때리고 있을 때, 당천의 그림자가 시야로 들어왔다. “공교롭게 자꾸 여기서 그쪽을 뵙네요.”   온연은 장난을 쳤다. “업무 시간에 나온 거면, 제가 그쪽 월급을 깎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천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책상 위를 두들겼다. “다 같은 디자이너끼리 그렇게 엄격하지 맙시다. 나와서 영감을 찾는 건 좋은 거예요.”   온연은 무언가 생각나서 서양양의 새 핸드폰 번호를 뒤졌다. “양양씨가 지금 친척분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어머님이 원하셔서 회계사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고요. 집에서 맞선도 주선해주고 있어서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는 사람이랑 결혼할 건가 봐요. 그런 평범한 인생은 양양씨가 원하는 게 아닌데 말이에요. 아르바이트 하는 식당 주소 보내줄 테니까, 어떻게 할지는 당천씨가 결정하세요. 내가 중매인은 아니라 주선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좀 안타까워서요.”   당천의 눈빛엔 어떤 감정이 스쳐지나갔지만, 너무 빨라서 캐치하지 못 했다. “네, 알겠어요.”   온연은 꿰뚫어보지 않았다. 가끔은, 사람의 표정이 평온할수록 마음속 파도는 더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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