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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장

기모진의 눈이 소만리의 우아한 뒷모습을 보더니 조용히 자조적인 웃음을 띠었다. “정말 저 사람이 소만리라고 생각하나?” “당연히 만리지!” 예선이 확신에 차서 내질렀다. “기모진, 경고하는데, 다시는 우리 만리 건드리지 마라. 한 번만 더 우리 만리 다치게 하면 이제는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예선의 경고를 들은 기모진의 입술이 자조적으로 올라갔다. ‘친구 조차도 그녀를 위해서 이렇게 필사적인데 남편이라는 나는 도대체 뭐였나?’ 기모진은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소만리는 차에 앉아서 곁눈질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멀어져 가는 예선의 뒷모습을 봤다. 예선이 멀어져 가며 그녀의 마음도 찢어질 듯 아팠다. ‘예선아, 미안해. 나는 이제 네가 알던 소만리가 아니야. 이 복수를 끝내면 그때 그 만리가 널 찾아가서 사과할게.’ 소만리는 시선을 거두었다. 차가 막 한 블록을 지났을 즈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차 세워요.” 기모진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안색이 사뭇 어두웠다. 그는 차를 세웠다. 소만리는 차에서 내리더니 그대로 걸어갔다. 기모진은 갑자기 다급해졌다. 차에서 내려 급히 쫓아갔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았다. “어디 갑니까?” 손목을 잡히자 그녀의 얼굴에 짜증스러운 표정이 나타났다. “아까는 사람이 많은 데라서 체면 차려드린 줄 아세요. 이렇게 자꾸 내가 소만리가 아닌지 확인하려고 드는 거 정말 짜증나네요.”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매우 불쾌하다는 뜻을 한껏 드러냈다. “애초부터 나랑 브런치 따위 먹을 생각은 아니었을 걸요. 소만리 씨의 친구가 거기 지나다니는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날 데리고 간 거잖아요, 아닌가요?” “맞습니다” 기모진이 깨끗하게 인정하더니 그윽한 눈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내 처랑 완전히 똑같이 생긴 건 그렇다 칩시다. 그러나 내 전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기묵비의 예비신부다? 이건 의심이 안 들 수 없다 이겁니다.” 소만리는 그 말을 듣더니 가볍게 웃었다. “이 넓은 세상에 별별 일 다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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