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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장

기모진의 이상한 반응을 보더니 소만리는 더욱 생긋 웃었다. “왜 그러죠? 나…… 만리인데.” “……” 만리라고! 이름 두 글자가 비수마냥 날카롭게 모진의 심장에 꽂혔다. 이런 강렬한 충격이라니! 소만리는 당황한 기모진의 표정을 보더니 슬그머니 입 꼬리를 올리고는 다소곳이 그에게 다가갔다. “왜 그래요? 잊어버렸어요? 전처 역할로 오늘 행사에 참석해달라고 했잖아요?” 그녀의 다정한 목소리가 흡사 촘촘한 그물인양 기모진의 두근대는 심장을 조여오는 듯 했다. 대답을 듣고 나서야 기모진의 미친 듯 뛰어대던 심장은 서서히 평온을 찾았다. 아, 그랬었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나니 마음이 온통 함락될 것 같았다. 기모진은 그런 감정은 한 치도 드러내지 않고 섹시한 입술꼬리를 올리며 씩 웃더니 말했다. “왔어요?” 소만리는 살짝 웃었다. “네. 왔네요.” 소만영은 그 꼴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소만리가 기모진과 바짝 붙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꼴이 특히 눈꼴 시었다. “난 또 누구시라고, 미랍 씨잖아?” 가식적인 웃음을 띠고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는 호기심에 찬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미랍 씨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나도 좀 끼워줘.” “만영 씨는 모르는 게 낫겠는데, 나랑 모진 씨 사이의 비밀이거든. 그렇지?” 소만리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고 말했다. “…..” 가식적인 웃음을 짓고 있던 소만영의 입꼬리가 서서히 내려가려 했으나 사람들 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다시 억지 웃음을 띠며 말했다. “기왕 왔으니 재미있게 놀다가요. 기모진 씨의 약혼녀로서 환영할게요!” “……” 말을 마치더니 소만영이 기모진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자기, 어머님께서 발표할 게 있다시더니 아직 말씀이 없으시네. 아무래도 어머님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아!” 그녀는 무대에서 멍하니 있는 기모진의 어머니를 올려다 보며 급히 눈짓을 해 보였다. 소만리는 웃음 띤 눈으로 아무 말 없는 기모진의 얼굴을 흘끗 보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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