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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장

소만리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께서 직접 보셨나요? 소만리 씨가 정말 그렇게 뻔뻔한 여자라는 게 확실한 거예요?” “당연하지! 소만리가 얼마나 뻔뻔한지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번번이 우리 딸을 괴롭히고 내 외손주까지 다치게 했어. 그런 여자는 죽어도 싸지!” 이를 갈며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소만리에 대한 증오와 한이 서려있다. 소만리를 아주 갈갈이 찢어 죽였어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만리는 다시 사화정의 비꼬는 소리를 들었다. “천미랍 씨, 생긴 건 소만리랑 똑같이 생겼더라도 그렇게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짓은 안 했으면 좋겠네요!” 사화정은 소만리를 경멸하는 시선으로 노려보더니 소만영 쪽으로 걸어갔다. 두 모녀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양이 비할 데 없이 친밀해 보였다. 천만리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이 눈꼴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엄마, 날 낳아준 우리 엄마. 나중에 엄마 입으로 말한 그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여자가 진짜 엄마 딸이라는 걸 알게 되면 엄마 어쩌실 거예요? 그 못된 소만영의 중상모략만 믿고 진짜 엄마 딸이 천박한 여자라고 믿으실 건가요, 아니면…… 아니면 날 꼭 안아주고 ‘우리 딸’이라고 불러주실 건가요……?’ 갑자기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다. 자조적으로 웃으며 막 술을 마시려는데 누군가가 그녀의 치맛자락을 잡아당겼다. “누나.” 기란군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만리는 그 잘생긴 조그만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마음 속 상처가 순식간에 치유되는 것 같았다. “란군이 안녕~” 그녀는 부드럽게 기란군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랍이 누나, 염염은 왜 같이 놀러 안 왔어?” 기란군은 기대에 찬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소만리가 막 입을 떼려는데 무대에서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인식 날짜를 발표하려던 기모진의 어머니는 떠밀려 내려가고 기모진이 무대에 올라서 공식 환영사를 하고 있었다. 스포트라이트 아래 딱 떨어지는 정장을 입고 선 그는 온 몸에서 카리스마를 풍기며 일거수일투족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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