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장
”내 아내한테 가까이 오지 마세요.”
기모진은 아주 차가운 어조로 경고했다.
안나의 모친은 갑자기 앞을 가로막혀 한 발자국도 더 소만리에게 다가서지 못했다.
기모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아우라는 눈빛만으로 안나의 모친을 덜덜 떨게 만들었다.
고승겸의 눈빛도 충분히 무서웠지만 지금 안나의 모친은 기모진의 살기 가득한 눈빛이 더 무서웠다.
그러나 이미 이 지경까지 왔으니 안나의 모친도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
여기서 물러선다면 그건 안나를 방화범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소만리, 왜 내 딸이 불을 질렀다고 막말을 하고 그래?”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기모진은 냉담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내가 당신한테 귀띔해 주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마세요. 난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보다 내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을 더 곤혹스럽게 위기로 몰아넣거든요.”
안나의 모친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벌벌 떨렸다.
“난, 난 그렇든 말든 지금 이 자리에서 저 소만리란 여자가 왜 내 딸을 방화범으로 몰면서 모욕을 주고 있는지 묻고 싶어!”
소만리는 설명하기도 귀찮고 성가셨다.
그녀는 안나의 모친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는 고승겸에게 눈길을 돌렸다.
“난 당신한테 설명할 게 없어요.”
“뭐라고? 아니, 이 여자가! 내 딸을 방화범으로 지목한 건 너잖아. 너...”
“말하고 싶은 게 있고 듣고 싶은 게 있다면 경찰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제가 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 경찰이 곧 도착할 거예요.”
소만리는 안나 모친의 말을 단호히 차단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눈을 치켜들었다.
“당신 딸이 어떤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지 당신은 잘 알고 있죠. 내가 충분한 확신이 없었다면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
안나의 모친은 소만리의 말투와 눈빛에 겁을 먹었다.
안나의 모친은 이전에는 소만리가 이런 기세를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소만리에게서 그 아우라를 목격하고 말았다
“당신의 천금 같은 딸이 내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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