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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8장

고승겸의 말을 들은 소만리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날 좋게 봐준 건 고맙지만 난 당신 호감 따위 필요 없어. 날 특별하게 생각해 줄 필요도 없고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 오히려 당신은 나로 하여금 당신을 배척하게 만들어.” 고승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래? 그럼 남연풍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줄 수 없는 건가?” “맞아, 말해줄 수 없어.” 소만리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고승겸의 어두운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나를 잡아가 남연풍과 교환할 생각을 했다면 그렇게 해. 어차피 나도 남자의 힘에 필적할 수는 없으니까.” 그랬다. 고승겸은 방금 소만리가 말한 대로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었다. 만약 소만리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바로 그런 방식으로 소만리를 잡아가 기모진에게 남연풍과 교환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승겸은 소만리가 그의 생각과 마음을 한눈에 꿰뚫어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고승겸의 눈에는 감탄하는 빛이 스쳐 지나갔다. “소만리, 당신은 역시 특별해. 하지만 난 당신을 잡아가지 않을 거야.” 그는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우리 집에 가서 차나 한잔 해.” 소만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고승겸이 눈치채지 못하게 얼른 기모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고승겸은 소만리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동작을 눈치챘고 그 누군가가 기모진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른 척했다. 고승겸이 소만리를 데리고 가려던 원래 목적이 기모진에게 알리는 것이었는데 지금 소만리가 자진해서 기모진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된 셈이었다. 30분 뒤 소만리는 고승겸의 집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비로소 소만리는 눈이 많이 내려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만리는 외투를 꽁꽁 싸매고 쌓인 눈을 밟으며 현관을 향해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들어오니 따뜻한 훈풍이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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