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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2장

초요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감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손을 맞잡고 문 앞에서 기다렸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따스한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지만 그들에게 조금도 따스함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초요가 들어간 후 교도관에게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 기묵비의 상황이 특수한 관계로 교도관은 초요에게 밖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다. 기다리는 동안 초요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그녀는 대기실을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한 표정으로 교도관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도관이 다시 돌아왔지만 초요의 마음을 차갑게 하는 답을 가져왔다. “기묵비는 지금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당신은 더더욱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초요가 놀라서 멍하니 교도관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지금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였군요. 그녀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초요는 바로 돌아섰지만 두 걸음 걷다가 다시 돌아섰다. “그 사람, 정말 곧 사형 집행되나요?” 교도관은 초요의 두 눈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교도관의 눈빛을 마주한 초요는 눈앞이 그야말로 캄캄해졌고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타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계속 밖에서 초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히려 더욱 오래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초요가 기묵비를 만났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초요의 모습이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숙부님이 결심을 하신 모양이야.” 소만리와 기모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숙부님도 많이 고심하시고 한 결정일 거야.” “그럼 숙부님의 뜻을 존중해 드리자고. 마지막 소원이시라면 들어드려야지.” “그래.” 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갑자기 차가운 겨울 햇살에 한 줄기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초요는 아무런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온 뒤 며칠을 줄곧 넋을 잃고 집에 틀어박혔다. 외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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