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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9장

소만리를 압박하는 고승겸의 기세는 대단했지만 이에 밀릴 소만리도 아니었다. 그의 강한 눈빛을 그녀는 예리한 눈빛으로 맞섰다. 하지만 남녀 사이의 힘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라 고승겸은 소만리를 압도했다. 고승겸은 차갑고 이지적인 얼굴을 하며 매섭게 소만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만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매서운 고승겸의 얼굴이었다. “이런 눈을 가지고 이런 여유로운 기세를 가진 여자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군.” 고승겸은 감탄하듯 입술 사이로 의미심장한 그 이름을 내뱉었다. “소만리.” “...” 고승겸이 뭔가를 확신한 듯 말하자 소만리도 주먹을 불끈 쥐고 막 저항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서재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승겸아, 엄마야.” 여지경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고승겸은 잡고 있던 소만리의 손을 놓고 긴 눈을 흐릿하게 들어 올리며 말했다. “문 안 잠겼어요.” “딸깍.” 여지경이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고승겸과 함께 서 있는 소만리를 보자 여지경은 소만리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성큼성큼 다가와 소만리를 자세히 훑어보았다. 오늘 밤은 남사택에게 가서 치료를 받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미리 젤을 바르고 왔기 때문에 지금 소만리의 얼굴 상태는 맑고 깨끗한 데다 붉은 자국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화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만리의 이목구비는 충분히 세련되고 매혹적이었다. 자신을 훑어보는 여지경의 눈빛을 마주하니 소만리는 자신이 마치 유리 진열대에 놓인 인형이 된 것 같았지만 일단 잠자코 여지경의 눈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이렇게 멀쩡한데 왜 그런 거짓말을 하고 마스크까지 쓰고 다녔던 거야?” 여지경은 불만스러운 듯 비아냥거리는 심사를 녹아내며 입을 열었다. “혹시 너무 예뻐서 다른 사람들이 너의 미모를 질투할까 봐 두려웠던 거야?” 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왔다. “질투가 맞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날 질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을 질투하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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