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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4장

더는 여한이 없는 듯 그는 마지막으로 후련하게 소만리에게 한 마디 남겼다. “기모진과 부디 행복해.” “고마워. 행복하게 잘 살게.” 소만리는 담담하게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마치고 돌아섰으나 두 걸음도 채 가지 못하고 경연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 “소만리.” 소만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어? 무슨 할 말 또 있어?” 경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혼 수속 일은 변호사에게 맡길게. 지금부터 우리는 더 이상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야. 당신 이제 기모진에게 돌아가도 돼. 이제 명실상부하게 그의 부인이 되는 거야.” 소만리도 경연과의 이혼 협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가 먼저 말을 꺼낼 줄은 몰랐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실 문 손잡이를 돌렸다. 문이 열리고 기모진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경연의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그때 호텔에서 당신과 내가 한 침대에 누웠던 일은 내가 계획적으로 벌인 거야. 사실 우리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 당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기모진의 여자였어. 처음부터 끝까지.” 비록 소만리는 그때 경연과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진작에 짐작하고 있었지만 지금 경연이 솔직하게 고백해 주니 소만리의 마음속 가시가 완전히 뽑히는 것 같았다. 병실 문 앞에 서 있던 기모진도 경연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큰 동요는 없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직 소만리이기만 하다면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그는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오랜 세월 그 많은 비바람을 겪는 동안 그의 마음속에는 소만리가 유일무이한 사랑이고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소만리가 병실에서 나오자 경연은 의사의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의사의 말을 들어보니 경연은 이제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몸조리를 할 것이다. 단 그의 몸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소만리가 기모진을 따라 병원을 나설 때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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