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6장
소만리는 경연의 말을 듣고 눈을 들었다.
경연의 짙은 잿빛 눈동자에서 음흉한 소유욕이 엿보였다.
그는 남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굉장한 편집증적 성격을 가졌다.
경연은 어느새 소만리의 다친 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움츠리고 싶었다.
경연이 그녀의 손을 힘껏 잡고 고개를 숙이고 피가 흐르는 그녀의 상처에 입술을 가져다 대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입술로 그녀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었나 보다.
“뭐 하는 거야!”
소만리는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남은 힘을 다해 경연을 밀어냈다.
경연은 다시 살며시 피 묻은 상처에 입을 가까이 댔다. 비릿한 피냄새가 났다.
그러나 말쑥한 그의 얼굴에는 오히려 흐뭇한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이 섬뜩할 정도였다.
소만리는 이런 웃음을 본 적이 없었고 참을 수 없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름다운 소만리의 눈동자에 혐오스러운 빛이 비치는 것을 보고 경연은 더욱 간특한 미소를 띠었다.
“당신은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보아하니 당신도 두려운 게 있는 모양이군.”
그는 소만리에게 점점 다가갔고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소만리의 눈에는 저항의 빛이 더 짙어졌다.
“당신 피는 흔하지 않잖아, 당신 잊었어? 그러니 몸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소만리는 경연을 노려보았다. 보면 볼수록 이 남자는 더욱 종잡을 수가 없었다.
경연은 소만리가 자신을 탐색하는 듯한 시선에도 개의치 않고 고개를 숙여 소만리의 볼에 키스하려 했지만 소만리는 그를 피했다.
경연은 아무 접촉도 하지 못하고 향긋한 그녀의 향기를 맡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입술을 오므린 그는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
“상처를 잘 싸매고 어서 밥 먹어. 이틀 후에 만날 사람이 두 명 있으니까. 그 두 사람을 보고 나면 당신 분명히 기뻐할 거야.”
소만리는 돌아서서 경연을 완전히 무시했다. 도저히 그를 더 이상 마주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
경연도 더 머물지 않고 방문을 열고 시중에게 분부해 소만리에게 약 상자와 음식을 가져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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