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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8장

위청재는 기모진의 냉담한 태도가 못마땅했지만 아기를 안고 싶다는 그의 부탁을 뿌리치지 않았다. 기모진은 아기를 품에 안았다. 그러자 아기는 기모진의 품에서 입을 헤벌리고 그를 향해 웃으며 배냇짓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순진무구한 미소를 그는 앞으로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기모진은 고개를 숙여 귀여운 아기의 볼에 뽀뽀를 한 뒤 아기를 다시 위청재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기란군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기란군, 동생 잘 돌봐줘야 해. 네가 크면 이 아기한테 아빠가 많이 사랑했다고 말해 줘. 그리고 너희들도 사랑해.” 그는 말을 마치고 아픔을 참으며 돌아섰다. “모진아, 너 또 어디 가는 거냐?” 위청재가 물었다. 기란군도 서둘러 그의 뒤를 따랐다. “아빠, 우리 같이 저녁 먹으러 안 갈래요? 엄마 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돼요?” 기모진은 몇 걸음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아빠는 엄마를 또 기다리게 만들 자격이 없어. 기란군, 앞으로는 경연이라는 아저씨가 네 아빠야.” 기모진은 목이 메어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아빠, 아빠!” 기란군이 뒤쫓아와서 차에 탄 그에게 단호하게 외쳤다. “나한테 아빠는 한 명뿐이에요!” 기모진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입술을 앙다물고 마음을 굳게 먹고 액셀을 밟았다. “아빠!” 기란군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기모진의 따뜻한 포옹으로 한결 마음이 달래진 기여온이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가 자신이 가족을 그린 그림을 들고 나왔지만 기여온이 문 앞에 이르렀을 때 기란군이 기모진의 차를 쫓아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점점 멀어지는 그 차를 바라보며 도화지를 든 작은 기여온의 손이 천천히 몸 쪽으로 내려앉았다. 바람이 불자 여온의 손에 들려 있던 그림이 날아가 버렸고 작은 인형 같은 얼굴에 맑고 순수한 미소도 함께 날아가는 듯했다. 그림은 바람에 날리다가 결국 차가운 땅 위에 떨어졌고 도화지의 색깔도 갑자기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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