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한건우는 드디어 자리를 떠났다.
정서아는 홀로 퇴원 수속을 마치고 며칠 뒤 그에게 치료비까지 보내왔다.
정말 이 돈만큼은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어진 그녀의 말에 차마 안 받을 수가 없었다.
“건우야, 넌 가정 형편도 안 좋은데 너무 무리하진 마. 내 치료비쯤은 충분히 나 홀로 부담할 수 있어. 만약 네가 나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한다면 나도 썩 내키진 않을 거야.”
한건우는 괴로운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요즘 꿈을 너무 많이 꿔서인지 그의 행동도 점점 꿈속의 그 사람을 닮아갔다.
하지만 꿈속의 그자는 유진 그룹 상속자였다. 아무리 윤씨 가문과 틀어져도 스스로 또다시 상업계에서 혁혁한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다.
다만 한건우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아직 대학조차 졸업하지 못한 가난한 학생이었다.
기숙사로 돌아온 후 그는 침대에 축 늘어졌다. 모든 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왜 고작 하룻밤 사이에 180도 변해버린 걸까?
이때 기숙사 밖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마도 수업이 끝난 모양이다.
창밖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떼 지어서 서로의 비전을 논의했고 복도에 풋풋한 청춘의 활력이 차 넘쳤다. 기숙사 안의 쥐 죽은 듯 고요한 분위기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별안간 문이 열리고 눈 부신 불빛이 어두운 방 안을 비췄지만 문 뒤의 침대는 여전히 어두컴컴했다.
룸메들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수다를 떠느라 아무도 한건우가 방 안에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밤이 깊어질 때쯤, 룸메 한 명이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한건우 이 자식, 평소에는 가장 열심히 공부하더니 오늘은 웬일이래? 수업도 안 나오고 여태껏 기숙사에 돌아오지도 않은 거야?”
다른 한 명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뭘 알아? 그 자식 요즘 줄곧 머플러만 짜고 있잖아. 이틀 전에 금방 다 짰으니 지금 한창 데이트하고 있겠지.”
“데이트? 전에 그 학생회 말하는 거야?”
“맞아.”
...
룸메들이 계속 수군거렸고 정작 그 주인공인 한건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두 눈을 감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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