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오늘은 일요일, 한건우는 본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오늘 마침 시간이 나서 집에 돌아왔다.
그는 집안 형편이 매우 가난하고 부모님도 젊어서 너무 고생한 바람에 병만 남기게 되었다. 한건우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부모님은 이미 노동력을 상실했다.
집에 모아둔 적금은 없지만 다행히 한건우가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과 보조금을 줄곧 받아온 덕에 대학까지 가게 됐다.
그는 부모님의 연유로 대학을 선택할 때 멀리 떠나지 않고 본 지방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택했다.
이렇게 하면 매주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으니까.
어느덧 오후 네 시가 다 됐다. 한건우가 다락방에서 내려올 때 그의 부모님 한태민, 연수진은 아들이 챙겨온 과일을 다시 책가방에 넣어주었다.
한건우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부모님의 동작이 더욱 빨라졌다.
이를 본 한건우는 재빨리 다가가서 과일을 꺼내며 속절없이 말했다.
“엄마, 아빠도 참. 이 과일들은 두 분께 드리려고 일부러 사 온 거란 말이에요. 저는 학교에서 보조금을 받아서 이런 과일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 엄마, 아빠는 몸도 편찮으신데 제발 아끼지 말고 다 드세요. 저한테 남겨줄 생각은 하지 말라고요.”
그럼에도 아빠 한태민은 다시 과일을 쑤셔 넣으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누가 모를 줄 알아? 아무리 보조금을 받아도 이 과일을 우리한테 다 주면 넌 먹을 게 아무것도 없잖아. 과일이 얼마나 비싼데, 게다가 넌 학생 신분에 우리까지 보살펴야 하니 먹는 걸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돼.”
“아빠, 고집 좀 그만 피우세요. 자꾸 이러시면 앞으로 물건만 내려놓고 바로 떠날 거예요!”
한건우는 끝내 과일을 전부 꺼내고 가방을 챙기더니 화난 척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한태민 부부는 아들의 고집을 못 이기고 과일을 받기로 했다.
한건우가 집을 나설 때 부모님은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그와 작별했다. 몇 번이고 더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자주 오는 걸 원치 않았다. 아들이 번거로울까 봐서...
한태민, 연수진 부부는 자식이 오직 한건우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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