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4장

질투는 사람을 추악하게 만든다. 특히 지금 차은우가 있는 위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최금주는 늘 차은우를 외로운 아이라고 했던 것이다. 가족들에게 질투와 계산 속에서 살아간다면, 외롭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대략 10분 정도 기다리니 여러 곳에 붕대를 감은 차은우가 보였다. 서하윤을 보자마자 차은우는 잠시 멍해졌다가 다시 차가운 시선으로 장민호를 쳐다보았다. 장민호는 차은우 몰래 서하윤에게 연락한 터라 약간 겁을 먹은 표정으로 차은우의 시선을 피했다. “저 일단 회장님이 입을 만한 옷으로 사 올게요.” 그러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선생님, 입원해야 할까요?” 서하윤은 저도 몰래 떨리는 목소리로 의사에게 물었다. 차은우가 몇 차례나 찔렸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이 다쳤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장기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상처는 일곱 곳을 꿰맨 상태라 병원에서 이틀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보호자께서 며칠 동안 잘 지켜봐 주세요. 물론 약은 간호사가 매일 갈아드릴 겁니다.” 의사가 말했다. 서하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의사가 떠난 후, 서하윤은 차은우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괜찮아?” “괜찮아.” 차은우는 창백한 얼굴로 조금 힘없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서하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새를 못 참고 서하윤을 불렀다니. 게다가 그녀가 왜 다쳤는지까지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더 답답했다. “잠깐이라도 눈 좀 붙여. 나도 옆 침대에 있을 테니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말해.” 서하윤이 다정하게 말했다. 차은우는 병실에서 환자가 되어 누워 있는 상황이 익숙지 않았다. 병약한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어색했지만 밤새 몸을 혹사한 탓에 지금은 눈꺼풀이 무거웠다. 하지만 그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안심이 되어 눈을 붙이기로 했다. 서하윤은 옆 병상에 누었지만 잠에 들지 못했다. 차은우의 상처를 둘러싼 붕대와 한쪽에 버려진 그의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