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8장

전화를 끊은 후, 강민준은 침대 앞으로 다가가더니 금세 옷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있는 서하윤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랑 몇 년을 만났는데 난 한 번도 네 몸을 가진 적 없어. 그런데 그렇게 쉽게 네 몸을 차은우에게 줬어? 이건 네가 나한테 진 빚이야!” 차은우와 서하윤이 잤다는 생각만 해도 강민준은 배알이 꼬여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방금 서하윤은 강민준이 전화로 한 말을 모두 기억했다. 그가 옷을 벗을 때 서하윤은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몸에 기운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강민준이 침대에 올라와 서서히 다가올 때, 서하윤은 눈을 뜨고 온 힘을 다해 침대에서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강민준, 내 몸에 손대면 넌 반드시 후회할 거야!” 서하윤은 입술을 깨물고 그를 위협했다. 강민준은 그녀가 이렇게 빠르게 정신을 차릴 줄 생각도 못 했다. “벌써 깼어?” 하지만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자 강민준은 아직 약효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수한 경로로 구매한 약이라 사람을 몇 시간 동안 무감각하게 만들 수도 있기에 그는 그녀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뭐, 깨어나도 좋지. 이런 일은 정신이 있을 때 하는 게 더 짜릿하지 않겠어? 서하윤, 이건 네가 나한테 진 빚이야! 몇 년 동안 난 수도 없이 네 몸을 원했지만 넌 매번 날 거절했어. 그때 네가 날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난 임수아한테 넘어갈 일도 없었을 거야.” 강민준은 서하윤을 노려보며 이상한 논리를 내뱉었다. 서하윤의 안색은 창백했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그녀의 몸에는 힘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내 몸에 손 대면 난 내 손으로 널 죽여버릴 거야.” 서하윤은 온 힘을 다해 입술을 깨물었고 곧 입안에는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 순간 그녀는 몸에 기운이 들어오는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여긴 아파트 같았다. 아마도 강민준이 세명시에서 잠시 머무르는 곳인가 보다. 오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