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4장

차은우가 진서한을 싸늘하게 노려보자 주먹을 날리려 했던 진서한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보기만 했을 뿐인데 눈앞의 남자는 만만한 남자가 절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뭐야...” 진상철과 이은미는 원래 강한 사람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비겁한 사람들이다. 특히나 진상철이 차은우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부부는 안색이 하얗게 질려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신들이 방금 손대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 줄 알아?” 세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평소 이웃들과는 항상 위세를 부리던 그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은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까는 젊은 여자 둘이라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습에 최한영은 진미주가 더욱 안쓰러웠다. 이렇게 형편없는 가족들 아래에서 살아왔다니... 오늘 두 소녀는 지옥을 경험했다. 그런데 진미소의 가족은 진미소를 한 번 더 지옥에 보내려고 했다. 진미소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우리 집사람이야.” 차은우의 말투는 아주 싸늘했다. 집사람이라는 단어와 그녀의 앞을 막아선 차은우 덕분에 서하윤은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문득 차은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이혼 안 하면 안 돼... “안 때렸어... 미처 때리지 못했다고...” 진상철이 다급히 말했다. 순간 그녀의 몸에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아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자 이은미도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오해예요. 우린 사람 막 때리고 그러지 않아요.” “우리도 똑같은 피해자 가족이에요. 지금은 감정이 격해서 조금 흥분한 것뿐이죠. 하지만 먼저 우리를 건드린 건 이쪽이라고요.” 진서한도 서둘러 설명했다. 무책임한 세 사람의 태도에 진미주는 온몸이 떨렸다. “저 말 믿지 마세요. 방금까지도 이 모든 게 저와 미주의 잘못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가해자들한테서 돈이나 받을 생각이래요. 완전 쓰레기들이죠.” 최한영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차은우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워낙 강한 아우라를 가졌는데 화를 내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