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9장

순간 곽경훈은 등줄기가 뻣뻣해지며 안색이 변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강은별이 보였다. 처음에 강은별은 곽경훈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서하윤만 보며 달려왔기에 곽경훈을 그저 매장의 다른 손님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곽경훈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그대로 멈춰서더니 얼굴의 미소가 점차 굳어졌다. 여성복 매장에서 곽경훈과 마주치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서하윤 역시 강은별이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너...도 쇼핑하러 왔어?” 곽경훈은 깊은 눈빛으로 강은별을 바라봤다. 지금 그의 눈앞에 서 있는 강은별에게서 왠지 낯선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경훈 씨, 이 옷 어때요?” 이때 마침 조예은이 피팅룸에서 나와 거울을 보며 곽경훈에게 물었다. 하지만 곽경훈의 시선은 낯선 여자에게 고정된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훈 씨?” 두 번째 부름에 모두의 시선은 조예은에게로 향했다. 강은별은 곽경훈을 바라보는 조예은의 시선과 두 사람이 함께 여성복 매장에 온 것을 보고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 이전에 곽경훈은 항상 바빠서 그녀와 함께 쇼핑몰에 오는 일이 드물었다. 비록 씁쓸하긴 했지만 그런 감정도 곧 괜찮아졌다. 강은별은 곽경훈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녀도 조예은이 최근 유명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윤길의 어시가 된 후, 그녀는 연예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조예은 씨 맞죠? 드라마 봤어요. 연기 정말 잘하시던데요? 아, 그리고 이 옷 엄청 잘 어울려요.” 강은별이 바로 칭찬했다. 사실 그녀는 이 옷이 서하윤이 입으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에 서하윤의 몸매는 완벽한 옷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의 조예은 역시 몸매가 아주 좋았다. 아무튼 강은별은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강은별은 늘 자기 몸매에 불만이 많았다. 최근에는 그나마 살이 좀 올랐지만 전에는 너무 말라서 자기가 남자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