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4장
“할아버지!”
성지현은 너무 놀라 두 번이나 성철진을 불렀다.
옆에 있던 메이드도 다급히 달려가 성철진의 상태를 살폈다.
성철진은 비록 기절한 건 아니지만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온몸에 힘이 없어 보였다.
“괜찮다...”
성철진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성지현과 옆에 있던 메이드는 똑똑히 보았다.
성철진의 안색은 극도로 창백했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그는 여태 튼튼하다고 자부했었다.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도 받고 매주 가정의도 불러 상태를 확인해 성철진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할아버지, 일단 병원부터 가요.”
성지현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자 성철진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제 가정의가 금방 다녀갔어. 아무 문제도 없다는데 병원에 뭣 하러 가? 지금까지 화를 내서 그럴 수도 있어. 걱정하지 마. 넌 가서 볼일 보고, 난 가서 그림이나 보며 기분 전환할 거야.”
왠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 그림을 보지 않으면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그림을 보는 것이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중요하게 느껴졌다.
“정말 괜찮으세요?”
성지현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러자 성철진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괜찮대도! 저녁에 다시 가정의를 부를 거야.”
저녁에 의사를 부른다는 말에 그제야 성지현은 안심했다.
“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은우 쪽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또 이런 일은 급하게 성사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 가 봐.”
ㅡㅡ
오늘 박창식의 한 친구가 세명시에 도착해 막 호텔 체크인을 마친 상태다.
그가 세명시에 온 건 부탁이 있어서였다.
비록 전화로 길게 말하진 않았지만 박창식은 상대가 요즘 빈번하게 나타나는 사악한 물건 때문에 찾아온 것이라 짐작했다.
하여 그는 서하윤과 함께 친구를 만나러 갔다.
“이 친구는 한때 영자 누님에게서 배운 적이 있어. 그런데 집안에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겨 세명시를 떠나다 보니 수십 년이 흘렀지. 갑자기 날 찾아온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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