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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장

서하윤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차마 간호사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녀는 차은우를 밀치며 말했다. “은우 씨는 왜 아무 때나 나한테 키스해? 여기 병원이야!” 차은우는 차가운 눈을 반쯤 감고 욕망이 섞인 듯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내 와이프야. 그런데 우리가 키스하는 게 뭐가 문제지?” 그 말에 서하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하긴... 틀린 말이 아니다. 두 사람은 부부니 언제든지 키스할 수 있다. 그런데 차은우는 그녀가 오해하는 것이 두렵지 않나? 그녀를 향한 적극적인 키스가 그녀의 착각을 불러일으킬까 걱정되지도 않는 건가? ㅡㅡ 병원을 나서는데 김미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은별아, 집에 한 번 들려.” “무슨 일이세요, 엄마?” 김미정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랑 경훈이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까 아빠가 널 한 번 보고 싶어 해. 네가 안 오면 아빠가 마음이 안 놓이신단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 “그래요. 특별히 다른 일이 없으니 지금 바로 갈게요.” 이런 일은 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잠시 후, 강은별은 부모님의 집에 도착했다. 곽경훈과의 문제 이후로 한동안 그녀는 집에 돌아가지 않았고 평소에도 단지 김미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다. 문을 연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인 강현석이었다. “왔어?” “네.” 강은별은 슬리퍼를 갈아 신었다. 어려서부터 강현석은 그녀를 애지중지 보살피며 거의 혼낸 적이 없었다. 하여 김미정은 늘 딸과 남편을 함께 혼내곤 했다. 최근 이런저런 일들이 있을 이후, 강현석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은 게 아니라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가 아파하고 있을 때, 강현석 역시 마음이 아팠다. 강현석과 강은별은 만날 때마다 할 말이 너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보고만 있다. 자리에 앉은 후, 주방에서 요리를 하던 김미정이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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