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7장

“뻔한 질문을 해서 뭐해요?” 장민호가 투덜거리자 문진섭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입 다무셔도 되겠네요.” “먼저 가볼게요. 뒤처리는 또 제가 직접 해야 해서요.” 장민호는 휴대폰을 힐끔 보며 말했다. 병실에서 그는 문자 몇 통을 받았는데 모두 그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었다. “그러세요.” ㅡㅡ 송주희는 친한 의사를 찾아 서하윤의 상황을 물었다. 다만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 방식을 조금 바꿨을 뿐이다. 그러다 이것저것 주워들은 후 자기 추측까지 더하니 대략 상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서하윤이 다쳤다. 하지만 교통사고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누군가로 인해 약물을 주사 당하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서하윤에게 약물을 주사한 사람은 누굴까? 그리고 그 약물은 대체 어떤 약물이었을까?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하던 송주희는 문뜩 오늘 밤 서하윤이 당한 일에 대해 잘 조사하면 차은우를 빼앗아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맞다! 은우 오빠의 아버지! 은우 오빠의 아버지가 세명시로 돌아왔다고 했어! 그녀는 차관우를 두 번 본 적 있었다. 그녀는 이 관문을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 ㅡㅡ 커다란 별장은 온통 난장판이 되었고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넘쳐났다. 그리고 이리저리 술병도 널브러져 있었다. 평소 별장에 있던 도우미들도 세 시간 전에 퇴근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위층 욕실에서 하정희는 욕조에 누워 마치 몸에 오물이 묻은 것처럼 힘껏 몸을 비비고 있다. 충분히 깨끗하게 씻겨졌다고 생각한 뒤에야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왔다. 1층의 광경을 본 그녀는 순간 목이 조여오는 기분이 들었다. 차관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고 노부부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예전에는 서로를 존경하며, 밖에서나 집에서나 서로를 챙겨주고 아껴주었지만 지금은 오랫동안 쓰고 있던 가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누구도 한 시간 전에 발생한 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하정희는 지금처럼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없었다.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