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3장
이혼 협의서에 오늘 날짜가 분명히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은별은 잊어버렸다.
어쩌면 강은별은 천성적으로 조금 무정한 사람일지도 몰랐다.
“넌 항상 덤벙대니까, 잊어버리는 건 당연하지.”
곽경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강은별은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
곽경훈은 식탁 위에 놓인 몇 가지 요리를 보고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눈빛이 깊어졌지만 강은별을 다시 바라볼 때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마침 식사도 다 준비됐네? 근데 식었겠다. 내가 데울게.”
아직 양복을 입고 있는 곽경훈은 소매를 걷어 올리며 강은별을 아끼는 평소 모습 그대로 다정하게 말하며 그저 평범한 남편이나 남자친구처럼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데우는 그의 동작은 익숙했다.
케이크를 바라보던 강은별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곽경훈이 음식을 데우고 다시 식탁에 돌아왔을 때 강은별은 손을 꽉 쥐고 돌아서더니 붉어진 눈으로 곽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곽경훈, 우리 이혼하자.”
그 말을 내뱉은 그녀는 더는 곽경훈을 직시할 수 없어 곧바로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몇 분 후,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와 자신이 서명한 이혼 서류를 건넸다.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아까의 당황스러움과는 달리 아주 차분하게 곽경훈을 마주했다.
“우린 더는 안 될 것 같아. 억지로 계속 함께하는 건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야. 오늘... 네가 그저 내 손을 잡았을 뿐인데도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어. 미안해, 곽경훈.”
곽경훈은 얇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그대로 굳어졌다.
그의 눈동자는 깊고 검었다. 이혼 서류를 보는 순간, 그의 기운은 위협적으로 변했다.
“말했잖아. 미래는 길고, 난 천천히 기다릴 수 있다고.”
곽경훈은 낮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강은별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미래는 길어. 그리고 너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많아. 하지만 네 선택에서 이제 나를 제외시켜야 해. 지금 내가 널 마주할 수 없다는 건 앞으로도 절대 마주할 수 없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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