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2장
서하윤은 손에 든 물잔을 내려다보며 살짝 비웃듯 차갑게 웃어 보였고 하정희는 그녀의 통쾌한 반응에 만족한 듯했다.
곧 하정희는 핸드백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며 말했다.
“네가 원하는 금액을 적어도 돼.”
이런 유혹은 젊은 여자들에게는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것이었고 평범한 사람은 평생 얻지 못할 것을 서하윤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서하윤은 눈앞의 수표를 보며 여전히 차분하고 냉정한 표정을 유지했다.
“수표는 필요 없으니 도로 가져가세요.”
이런 돈에 그녀는 관심이 없었다.
하정희는 당황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원하는 게 뭐야?”
문득 하정희는 요즘 드라마나 소설에서 나오는 허황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런 이야기는 여자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더 청순해 보이고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재벌의 눈에 들어 사랑을 얻을 거라는 착각 말이다.
결국에는 사람도 얻고 돈도 얻는다는 그런 이야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하윤이 아주 차분하고 성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역시 젊고 단순한 여자였다.
현실 속 재벌가가 어떤지 논하기 전에 차은우 본인도 그렇게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다.
“은우 씨가 직접 이혼을 얘기한다면 바로 떠날게요.”
서하윤은 단호하고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두 사람의 문제는 두 사람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정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직 너무 어려서 우리 가문에 시집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것 같구나. 네 출신이 우리 가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모를 거야. 앞으로 네가 마주하게 될 일들은 네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야. 첫 만남이지만 넌 똑똑한 여자 같아.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할지 알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여기 조용히 앉아 어머님의 말씀을 듣는 건 단지 어머님이 어른이시기 때문이에요. 은우 씨와 결혼하는 순간부터 전 무슨 일을 마주할지 이미 잘 알고 있었어요. 방금 은우 씨한테서 문자가 왔는데 지금 집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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