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6장

그녀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어쩌면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라 이 상황을 덮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김미정의 안색이 살짝 굳어졌다. “은별아...” “엄마. 엄마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요. 나 설득하려는 것도 알고요. 나도 이해해요.” 강은별이 조용히 말했다. 모녀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곧 두 사람 사이에 짧은 침묵이 찾아왔다. 김미정의 걱정 어린 시선 속에서 강은별은 한참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 번 시도해 볼게요. 만약 정말 그 사건을 잊고 예전처럼 가까워질 수 있다면 엄마 말대로 할게요. 하지만...” “엄마는 두 사람이 꼭 이 난관을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김미정이 바로 대답했다. 부모로서 그녀는 딸의 이혼을 바라지 않았다. 이 세상에 곽경훈만 한 사위는 없을 테니까. 강은별은 낙관적인 김미정을 바라보며 순간 말문이 막혔다. 며칠 동안 그녀는 곽경훈과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순간들을 되짚어 보았다.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 그녀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런 추억들은 그녀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김미정은 오래 머물지 않고 강은별에게 몇 마디 더 하며 안심한 듯 떠났다. 김미정이 떠나자마자 강은별은 문 앞에 기댄 채 서서히 몸을 웅크렸다. 10분 정도가 흐르고 강은별은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밖을 내다보니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라온 이 도시지만 그녀는 처음으로 이 세명시를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 몇 분 뒤. 곽경훈은 막 본가에서 나와 차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매번 본가에 다녀오면 언제나 피곤함을 느꼈다. 그래서 평소 강은별을 자주 데리고 오지 않았었다. 곽씨 가문의 상황은 아주 복잡해서 단순한 강은별은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 강은별과의 상황을 생각하자 곽경훈의 미간은 더욱 깊어졌다. 바로 이때,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강은별이다. 곽경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