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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장

전화기 너머로 강은별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억지로 참고 있는 눈물, 듣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흐느낌이었다. “은별아?” 서하윤은 강은별이 마음 가라앉히기를 바라며 조용히 기다렸다. 잠시 울고 나니 강은별은 마침내 차분해졌다. “하윤아, 나 일 그만둘 거야.” 서하윤은 강은별이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왜 갑자기?” “곽경훈은 완전 나쁜 자식이야. 남 선생님까지 건드렸어.” “곽 대표와 얘기해 봤어?” 서하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강은별은 그나마 차분하게 대답했다. “나 방금 GW에서 나왔어. 내가 그렇게까지 말했는데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 같아. 걱정하지 마, 나 일단 남 선생님부터 만나러 가볼게.” “몸 잘 챙겨.” “응.”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그녀는 갑자기 일어서는 바람에 약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너무 오래 눈물을 흘렸더니 기운이 빠진 것 같다. 택시를 불러 타고 가던 중에 갑자기 김미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엄마?” 곽경훈의 불륜을 알게 된 후로 그녀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겁이 나서 회피하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어떻게 그와의 이혼을 꺼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나 오늘 네 아빠랑 싸웠어. 그래서 너희 집에 가서 며칠 묵으려고. 널 돌봐주기도 할 겸 겸사겸사. 너 요즘 무슨 일 있었어? 왜 집에 한 번도 안 오는 거야?” 김미정은 연속으로 말을 쏟아냈다. 강은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엄마, 나 요즘 많이 바빠요. 아빠 곧 엄마 달래드릴 거예요. 그리고 난 괜찮아요. 요즘 출장이 잦으니까 바쁜 일 끝나면 엄마 아빠 보러 갈 게요.” “나 이미 너희 집에 다 도착했어. 아무리 바빠도 밤에는 집에 돌아올 거 아냐? 내가 밥해 놓고 기다릴게. 아까 경훈이한테 연락해서 이미 그러기로 했어.” 김미정은 강은별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은별은 마음이 급해져 김미정에게 다시 전화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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