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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장

세명시로 돌아온 첫날, 그녀를 기다리는 것이 이렇게 처참한 상황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은우 오빠는 쉽게 누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결혼도 할머니가 주도하신 거지 은우 오빠의 선택이 아니었어.” 송주희의 고집스러운 말투에 강재민은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도 그녀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막다른 골목에 빠진 사람은 아무리 끌어주어도 소용이 없다. “할머니는 나 싫어하시는 것 같아. 내가 드린 보석도 걸지 않으셨잖아. 재민 오빠, 오빠가 보기에도 내가 매력 없고 멍청한 애 같아? 하긴 나도 알아. 난 한낱 가정부의 딸이라 상류층 사람들은 날 비웃고 무시하겠지. 오빠도 내 출신 무시하는 거지? 그렇지?” 송주희는 가련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서하윤은 비록 명문가의 딸이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친 부모가 아닌 양부모와 함께 시골에서 자랐다. 그런 집안이라면 사실 그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최금주는 왜 서하윤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걸까? 그녀는 최금주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다정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차은우와 함께 있을 때도 최금주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서하윤이 최금주의 친손녀라도 되는 것처럼. 강재민의 마음 한구석에서 서서히 고통이 밀려왔다. 그는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거의 폭발할 듯한 어조로 화를 내며 말했다. “송주희! 예전의 넌 절대 이런 애가 아니었어. 지금의 널 봐봐. 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기를 깎아내리며 불평만 하는 거지?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차은우가 없으면 너 못 살아? 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널 비웃지 못해! 하지만 네가 계속 이런 자비감에 빠지면 사람들은 점점 널 우습게 볼 거야!” 다른 여자였더라면 그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녀를 차에서 내쫓았을 것이다. 순간 송주희는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했다. 그녀의 하얀 얼굴은 더더욱 창백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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