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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장

게다가 상황이 명확하지도 않기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몇 년째 살고 있지만 이곳을 너무 크게 지은 걸 점점 후회하고 있어요.” 진씨 어르신이 박창식에게 한탄하며 말했다. 그는 오늘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하여 느린 걸음에도 숨이 가빠 보였다. 박창식과 비교하니 그는 열 살은 족히 많아 보일 지경이었다. 사실 진씨 어르신은 박창식보다 나이가 조금 젊은데도 말이다. 박창식은 그런 옛친구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기억 속의 진씨 어르신은 한때 멋진 청년이었다. 하루 종일 무모하게 돌진하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영상 통화를 할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니 정말 세월이 무정하다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두 사람 모두 늙어버렸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거야. 사람이 적으니 더 커 보이는 거지. 경치도 아주 좋지 않나?” 박창식은 진씨 어르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서하윤은 티 나지 않게 주변을 살펴보았다. 처음 진씨 어르신을 만났을 때, 박창식은 그녀를 그저 팀원으로만 소개했기 때문에 아무도 서하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덕분에 그녀는 주변을 꼼꼼히 살필 수 있었다. 별장 안으로 들어가니 곳곳에 각종 수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진씨 어르신의 별장에는 비록 가정부가 적었지만 보안 시스템도 설치했고 경비원도 있었다. 시골 사람들은 대부분 순박해서 이곳에 감히 침입할 사람은 없었다. 이런 면에서 그녀는 진씨 어르신이 평소에 수집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서하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장식품이었다. 작은 봉황 모양의 도자기 장식품 하나, 현대 공예품은 아니었다. 별장이 워낙 크고 물건도 많아서 이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작은 장식품이니 마음에 들면 가져가도 좋다네.” 서하윤의 시선에 진씨 어르신은 미소를 지었다. 그 장식품은 값어치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주는 선물로는 조금 초라해 보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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