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1장

말을 끝낸 차은우는 옷을 챙기고 침실을 나섰다. 서하윤은 문 쪽을 힐끗 바라봤다. 술이 깨면서 뒤따라온 후유증, 그리고 차은우의 말은 그녀의 두통을 더 심하게 했다. 다행히 그저 농담이다. 진심이 아니라 다행이다. 하지만... 항상 모든 방면에 완벽했던 차은우가 이번에는 실수를 저질렀다. ㅡㅡ 출근하는 길, 서하윤은 강은별과의 통화로 어젯밤 있었던 일을 조금 알게 되었다. 차은우가 그녀를 데리러 왔다는 거였다. “너 모르지? 차은우가 너 찾으러 왔을 때, 나 완전히 그대로 얼어붙었다니까? 근데 하윤이 너 진짜 대단해. 보아하니 차은우 너 진짜 많이 사랑하는 거 같더라? 두 사람 잘해 봐. 널 우리 집에서 데리고 나갈 때 너무 다정해서 내가 다 심쿵했어. 완전 카리스마 넘쳤어.” 서하윤은 운전대를 꽉 잡고 강은별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강은별도 취한 상태라 잘못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술 취한 사람이 어떻게 타인의 감정을 알아본다고? “일단 운전에만 집중하고 나중에 얘기하자. 나 지금 출근길이거든. 아마 내일쯤이면 세명시를 떠날 거야. 돌아오면 너 주사부터 좀 고쳐줘야겠어. 그 허접한 술버릇으로는 차은우한테 완전히 당하고 말 걸?” 강은별은 한참을 더 떠들다가 전화를 끊었다. 서하윤의 차는 수리를 맡긴 상태라 오늘 그녀는 차은우의 차로 출근했다. 비록 차은우의 차고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차를 골랐지만 회사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이 차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거 하윤 씨 차 맞아요?” “친구 차예요. 어제 후방 추돌 사고를 당해서 오늘 친구 차로 출근했어요.” 서하윤이 대답했다. 그러자 질문한 동료는 “아~”라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흥분한 얼굴로 차를 구석구석 살펴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 차, 저 인터넷에서 본 적 있어요. 한정판 모델인데 가격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듣자니 세명시에 열 대도 안 된다고 하던데, 하윤 씨 친구 정말 대단한 사람인가 봐요. 이렇게 멋진 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