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4장
그날 밤 차에서 내린 차은우는 다시는 힐리우스로 돌아오지 않았고 3일 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서하윤은 동공이 살짝 흔들렸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시선을 돌렸다.
어쩌면 이렇게 거리를 두고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뭔가를 피하고 있다는 불편한 기분이 어렴풋이 솟아났다.
그녀는 그 감정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마침 이틀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그녀는 하루 종일 바빴고 때로는 야근도 했다.
어떤 일들은...
나중에 바쁜 일이 끝나면 생각하기로 했다.
ㅡㅡ
청하 그룹.
회의가 끝난 후, 장민호는 서명이 필요한 몇 가지 서류를 차은우에게 가져다주었다.
지난 3일 동안, 그는 마치 곧 엄벌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긴장감 속에서 차은우를 지켰다.
그날 호텔에서 분명 기분이 좋았던 거로 아는데?
심씨 가문이 약을 탄 사건은 이미 처리 중이고 그들은 곧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장민호는 차은우가 지난 며칠 동안 힐리우스에 돌아가지 않고 다른 곳에서 지낸다는 것을 이틀 전에야 할게 되었다.
기사에게 물어봐도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상황을 보니, 차은우와 서하윤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차은우가 서류에 서명을 마치자 장민호는 서류를 들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은우가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장민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다급히 억지로 웃으며 물었다.
“회장님, 분부가 있으십니까?”
차은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서하윤이 내 행방에 대해 물어본 적 있어?”
장민호는 그저 차은우를 힐끔 쳐다볼 뿐 곧바로 시선을 돌려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말을 내뱉자마자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역시나, 차은우의 안색은 점점 더 살벌해졌다.
“나가!”
귀에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한마디.
장민호는 마치 난민처럼 황급히 그 방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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