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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장

심은아는 마음이 혼란해져 주먹을 꽉 쥐었다. “정직하고 곧은 사람이라고? 그런 생각은 평범한 사람이나 하는 거야. 은아야, 설마 너 그 자식 정말 좋아해? 그 자식은 너랑 전혀 어울리지 않아.” 차영숙의 어투에는 강렬한 경멸이 담겨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차영숙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심은아는 그저 그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요.” 심은아가 떠난 후, 차영숙은 불쾌한 얼굴로 소파에 앉았다. “서하준 그놈에게 너무 관대해진 거 아닌가요?” 심정국 역시 어두운 안색으로 차영숙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애초에 최 여사님에게 함부로 전화를 걸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될 일은 없었어.” 사건을 되돌아보면 결국 차영숙이 너무 어리석었고 신중하지 못했다. 물론 서하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고작 시골 촌뜨기가 감히 그들 심씨 가문에 이토록 큰 문제를 일으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지금 날 탓하는 건가요? 당신도 나 지지했잖아요. 은아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요! 내가 어떻게 서하윤이 차은우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알았겠어요?” 이 일을 떠올릴 때마다 차영숙은 뺨을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심씨 가문에 문제가 생기가 예전에 그녀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마저 모두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심지어 몇몇은 카카오톡에서 그녀를 차단하기까지 했다. 이 일만 생각하면 그녀는 마치 가슴 속에 돌덩이가 들어앉은 듯 답답했다. 심정국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 가문... 만약 이번 위기를 넘기지 못한다면 정말 끝나는 거 아닌가요? 임씨 집안 꼴 나는 거 아니에요?” 차영숙은 이제서야 뒤늦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정국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다. “아마 임씨 집안보다 더 끔찍할 거야. 게다가 우리 가문엔 사람도 많은데 앞으로 그 사람들 얼굴 어떻게 보냐고. 그러니 이제 남은 희망은 오직 서하준뿐이야.” “서하준이 정말 해낸다면 정말 우리 은아를 서하준에게 줄 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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