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걔가 뭐가 무서워. 영자는 마음이 약하고 우릴 위해 많은 걸 희생했는데 걔가 진짜로 행복했으면 해. 근데 영자가 나한테 말했는데 시골에서 지낸 몇 년간 하윤이가 옆에 있어서 즐겁게 지냈다고 하더라.” 금주 할머니가 말했다. 서하윤은 두 어르신이 영자 할머니를 얘기하자 코끝이 찡했다. 그녀는 영자 할머니가 몹시 그리웠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영자 할머니는 시골에 계시는 자기의 할머니보다 더 친한 사이다. 영자 할머니는 젊었을 때의 일을 거의 꺼내본 적이 없었다. 그녀도 지금껏 물어본 적이 없었다. 영자 할머니는 자주 먼 산을 보며 하루 종일 넋을 잃을 때가 많았다. 그때 그녀는 영자 할머니가 외로우시니, 영자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서 영자 할머니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윤아, 네 영자 할머니 예전에 나에 대해 얘기 한 적이 있어?” 진덕화 어르신은 문득 서하윤에게 물으면서 눈물 섞인 눈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서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이실직고했다. “영자 할머니는 옛날 일에 대해 거의 말한 적이 없어요. 영자 할머니가 어떤 사람 어떤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평생 잊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어요.” 금주 할머니는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 “그 사람은 뭐든지 정확하게 꿰뚫었구먼.” 두 어르신은 더 이상 영자 할머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진덕화 어르신께서 가셨다. 가실 때 서하윤보고 시간이 나면 그의 집에 놀러 와서 외로운 노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금주 할머니는 진덕화 어르신을 한 눈 째려보았다. 그가 자기랑 하윤이를 뺏지 말라는 뜻이었다. 어린아이처럼 말다툼하는 두 어르신을 보며 서하윤은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차은우가 병실에 들어서자 똑같이 웃고 있는 두 사람을 보게 되었다. 병실 안에는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다. 차은우의 시선은 서하윤이 웃고 있는 예쁜 얼굴에 잠시 멈추었다가 금주 할머니를 바라보며 인사했다. “할머니.” 금주 할머니는 지금 서하윤을 얼마만큼 좋아하면 얼마만큼 자기의 친손자를 마음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