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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장

“아니야? 설마... 우리 사이에도 사랑이 있어? 은우 씨 나 안 좋아하잖아.” 서하윤이 물었다. 근데 손 좀 풀고 말하면 좋겠는데. 차은우의 얼굴은 순간 굳어지며 서늘한 기운을 풍겼다. “당신이 나한테 관심이 없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 아니야?” 서하윤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바로 눈을 내리깔았다. 요즘 두 사람은 함께 생활했고, 차은우는 그녀를 위해 많은 일을 해주었다. 하여 서하윤은 이미 그에게 많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 마음을 차은우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두 사람은 서로 난감해질 것이 뻔하다. “나 은우 씨한테 관심 없어.” 서하윤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차은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지더니 바로 서하윤의 손을 풀어주었다. “지금 당신이 한 말 기억해. 앞으로도 절대 나한테 관심 가지지 마. 그렇지 않으면...” 서하윤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뭐?” 처음 약속대로 이혼하자는 건가? 서하윤은 순간 차은우가 독하고 쌀쌀맞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까 한 말 제대로 기억해.” 차은우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이 계절을 겨울로 바꾸었고 어젯밤 그녀에게 한 번만 더 하자던 부드러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역시 남자들은 침대 위와 침대 아래에서 완전히 다르다. 침대에서 아무리 다정하고 애정이 넘쳐 보여도 그건 다 가짜다. 서하윤은 차은우에 대한 호감을 들키지 않을 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아니면 지금쯤 그녀는 많이 난감해졌을 것이다. ㅡㅡ 점심, 장민호는 몰래 서하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하윤 씨, 회장님 오늘 염라대왕처럼 흉악하게 굴어서 회사 사람들 모두가 겁에 질렸어요. 게다가 강제 야근까지 시킨다니까요. 물론 저도 야근해야 하고요. 근데 회장님 집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집에서 별일 없었어.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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