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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장

“여보, 나 곧 집에 들어갈 건데, 오늘 바빠?” 강은별이 부드럽게 물었다. 전화기 저편의 곽경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나 지금 공항으로 가는 중이야. 공항에 도착하면 전화하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바빠서. 며칠 동안 밥 잘 먹고 며칠 뒤에 보자.” “또 출장이야? 그럴 줄 알았으면 공항까지 데려다줄 걸 그랬어. 잠깐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 강은별은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곽경훈의 대답에 마음이 무겁고 기분이 침울했다. “금방 돌아올 거야. 착하지? 보고 싶을 거야.” 곽경훈은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강은별을 달랬고 이런 방법은 강은별에게 늘 잘 먹혔다. “알겠어.” 강은별이 전화를 끊자 택시 기사가 물었다. “그만 출발할까요?” 강은별은 GW 그룹 건물을 바라보았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남편은 지금 그 건물 안에 없었다. 깜짝 놀래켜 주려고 했는데... 기사에게 출발하려고 말하려던 그때, 갑자기 곽경훈이 건물에서 나왔다. 강은별의 안색은 순간 굳어졌다. 분명 공항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는데? 바쁘다고 했는데? 출장 간다고 했는데? 강은별은 곽경훈이 차에 타서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어지럽고 방향을 잃은 것처럼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택시 기사는 몇 번이나 그녀를 불렀고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곽경훈의 차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죄송해요. 출발하세요.” 택시 기사는 강은별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주 밝고 활발한 소녀였는데 순간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강은별이 방금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을 떠올린 택시 기사는 자기 경험에서 나온 충고를 해 주었다. “아가씨,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죠? 남자 때문에 너무 상처받지 말아요. 시간이 나면 밖으로 나가서 세상도 더 많이 보고 본인한테 정력을 더 많이 쏟으세요. 남자 때문에 자기를 잃으면 절대 안 돼요.” 자기를 잃는다고 남자가 더 사랑해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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