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장
황숙희 여사의 당황한 모습에 금주 할머니가 웃어 보였다.
“우리 손주 며느리더러 이따가 영자 언니 경매품 맞는지 봐달라 하려고.”
영자 언니 물건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어야지.
얼굴은 못 봐도 물건만 간직하면 소원이 없겠다.
황 여사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아가씨가 그걸 안다고?”
앳돼 보이는 애송이가 그걸 어떻게 아나?
진위여부를 감별한다니?
금주 언니가 어린애를 너무 과대평가 하는 게 아닌가?
곁에 있는 차은우도 딱히 가까운 티를 내지 않는 걸 보면 그냥 금주 언니가 이 예쁘고 조신해 보이는 아가씨를 좋아하는 거겠지.
금주 할머니가 황 여사의 의구심에 쌀쌀맞게 대답했다.
“응, 알아.”
서하윤도 두 어르신의 대화를 통해 대충 알아냈다.
두 분은 그리 친하거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그저 영자 할머니 물건이 경매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함께 왔다는 걸.
경매회에서 영자 할머니 물건을 보게 되다니.
앞서 시골에선 할머니의 지난 과거들을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할머니는 한때 세명시를 주름잡은 거물이셨나 보다.
하물며 금주 할머니와 진덕화 어르신, 그리고 박 선생님까지 줄곧 기억을 하고 계신 걸 보면.
할머니가 보고 싶은 건 서하윤 역시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지금쯤 어디 계실까, 만나면 할머니 말씀이 다 맞았다고 그동안의 일을 얘기해 드릴 텐데.
“아가씨 진짜 알아?”
황 여사가 약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하윤을 응시했다.
서하윤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조금 알긴 합니다만.”
조금이라는 말에 금주 할머니가 피식 웃었다.
하윤이가 아는 게 조금이면 세명엔 안다고 떠들어 댈 사람이 몇 없지!
차은우 역시 알듯 말듯한 표정으로 눈꺼풀을 들어 서하윤을 쳐다봤다.
황 여사는 조금이라는 두 글자에 벌써 확신을 내렸다.
이따가 망신 당할까 미리 밑밥을 깔아두는 거라는 걸.
경매품을 보면 안절부절 못 할지도 모르지.
필경 이 경매회장은 세명시에서 내놓아라 하는 거물들만 오는 곳이니.
서하윤은 황 여사의 눈빛에서 경멸을 보아냈지만 딱히 신경을 쓰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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