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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박지석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네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아니야. 말 못할 사정이라는 게 있다고. 어쨌든 그 마음 그냥 접어. 아버지한테는 내가 직접 얘기할 거야.” “삼촌, 너무해요! 저 하윤 씨 진심으로 좋아한단 말이에요. 살면서 처음 좋아한 사람이에요. 어떻게 저한테 포기하라는 말을 할 수 있어요?” 박재성은 어른들의 복잡한 논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서하윤 씨한테 직접 물어봐. 너랑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 너를 좋아하는지.” 박지석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박재성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삼촌도 하윤 씨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니죠? 삼촌 약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여자한테 눈을 돌려요? 숙모 될 분은 삼촌 이러는 거 알고 있어요?” 고명 그룹 오너 일가는 이미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안이었다. 그들은 다른 재벌 인사들처럼 밖에 애인을 두거나 하는 것을 절대 금지했다. 박재성은 만약 삼촌이 서하윤에게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을 품었다면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다. 박지석은 어이가 없어서 한숨만 나왔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럼 제가 왜 포기해야 하는지 이유나 말해줘요.” “안 되니까 포기하라는 거야.” 박지석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재성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확 찌푸렸다. 수화기 너머로 박지석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서하윤 씨 본인한테 물어보면 내가 왜 안 된다고 했는지 알게 될 거야.” 말을 마친 박지석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박재성은 멍하니 꺼진 핸드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바쁜 삼촌이 아무런 연유 없이 전화를 걸어 그의 연애 문제에 대해 훈계할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는 이미 성인이 되었고 할아버지마저 동의한 일인데 왜 삼촌이 이제 와서 끼어드는지 궁금해졌다. 굳이 짚자면 삼촌이 서하윤에 관해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거였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럴까? 설마 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 때문에 그러는 걸까? 한편, 서하윤은 퇴근길에 최금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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