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4장

서하윤은 설마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전혀 각지 못 했다. 말을 주고받던 중에 차은우가 갑작스럽게 달려들어 입맞춤을 해올 줄이야. 예고 없이 쏟아진 폭풍 같은 키스는 그녀를 완전히 당황케 했다. 입술이 스치는 순간부터 숨결이 서로에게 뒤섞이자, 서하윤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버렸다. 처음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그저 본능적으로 차은우의 가슴께에 몸을 기대고, 그의 체온과 심장 박동을 그대로 느꼈다. 이 키스는 격렬하면서도 길었고, 욕망을 끝까지 자극하는 듯했다. 서하윤은 유난을 떠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차은우가 이미 상당히 달아오른 걸 느꼈다. 그가 원하고 있다는 걸, 너무나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차은우는 스스로를 억제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서하윤을 내려다봤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 그리고 온 우주를 집어삼킬 듯한 깊은 눈빛. 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삼켜버리고 싶어 하는 광기가 엿보였지만, 이내 이성이 그를 멈추게 한 듯했다. 서하윤은 한참이 지나서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몸에서 빠져나갔던 힘이 조금씩 되찾아졌다. “내가 차은우가 아니라면, 그래도 나랑 잘 생각이 있어?” 차은우는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 물었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치며 마치 그녀를 함께 지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듯 유혹적이었다. 서하윤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아까도 말했잖아, 당신 차은우가 맞아.” 차은우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태였다. 서하윤도 딱히 얼굴이 두꺼운 편은 아니었다. 지금 이렇게 안겨 있는 상황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그를 부르려던 순간, 마침 차은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여전히 서하윤을 바라보며 전화를 받았다. “곧 돌아갈게.” 그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한 통의 전화가 차은우의 충동적인 생각들을 조금 진정시킨 듯했다. 그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서하윤을 놓아주었다. “내가 곧 전화할게.” 떠나기 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