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0장

구진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깊고 차가운 시선으로 추미은을 바라보았다. 추미은은 그 시선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점점 더 초조해졌다. 그제야 그녀는 조금 전 자신이 너무 강하게 몰아붙였다는 걸 후회했다. 3 년 넘게 기다려왔는데,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어. 곧 그들은 돌아가면 결혼식을 올릴 텐데. 결혼식 당일이 오면, 그가 나를 거부할 리 없잖아. 그러고 나서 아이를 낳으면 더 이상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 다 그 서하윤이 병실에 와서 이상한 말을 하는 바람에 머리가 복잡해 실수를 하게 된 탓이야. “병원에서 돌아오니 좀 피곤하네. 먼저 가서 잘게. 당신도 너무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 내일 오전 10시 비행기니까 일찍 일어나야 해.” 추미은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서둘러 몇 마디를 남긴 후 도망치듯 안으로 들어갔다. 구진영은 짧게 대답하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문을 닫고 나서도 그는 곧바로 자러 가지 않고, 다시 창가로 다가갔다.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담배를 물었다. 불을 붙이는 순간, 어떤 장면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서하윤이 자신에게 이토록 큰 영향을 줄 줄은 몰랐다. 완전히 그의 생각을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그는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끄고 욕실로 향했다. 한편, 추미은은 침대에 누운 채 처음으로 차은우에 대해 스스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그를 회피하며 차은우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세명시에 와서 차은우와 구진영이 놀랍도록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조차도 그녀는 그를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반드시 알아야 했다. 인터넷에서 차은우에 대한 기사는 모두 3년 전의 것이었다. 그는 마치 신화 속 주인공처럼 비현실적인 존재였다. 좋은 출신의 배경을 갖춘 것은 물론,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냉혹하고 단호한 태도로 상대를 제압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과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