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8장

문이 다시 닫힌 후 강은별은 남윤길을 바라보았는데 이 순간 아파트 안은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적막했다. 강은별은 이제야 방금 전 발생했던 일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입술에는 아직도 남윤길이 남긴 온기가 남아 있었고 심지어 약간 부어오른 것 같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만약 아직까지도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분명 멍청한 것이다. “남 선생님, 혹시 술 마셨어요?” 방금 그의 입에서 은은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그러게. 술에 취했으니 이러는 거지. “나 취하지 않았어.” 남윤길은 갑자기 그녀에게 말을 놓았다. 갑작스러운 말투 변화에 강은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취한 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바로 네가 생각하는 그거야. 누군가 은별 씨한테 사직하라고 한 거지? 돈은 얼마나 주겠대?” 남윤길은 아직도 얼떨떨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오래도록 강은별이 자기 마음을 알아봐 주길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런데 결국 그녀는 사직했다.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남윤길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히고 말했다. “은별 씨 찾아온 사람은 우리 집 집사였을 거야.” “네?” 강은별은 경악한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분명 남 선생님 엄마라고 하셨는데? “내가 요즘 누군가에게 마음을 줘서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은별 씨를 찾아온 거야. 은별 씨, 이젠 내 마음 알 것 같아?” 남윤길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지만 강은별의 마음은 ‘이젠 내 마음 알 것 같아?’라는 말이 아닌 집사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는 말에 집중이 되었다. 순간 마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렇다면 남선생님... 연예인은 그냥 취미 생활이고 나중에 가업을 물려받길 기다리는 재벌가 상속자 같은... 그런 신분인 건가요? 그건 그렇지만 아까부터 왜 자꾸 반말을...” 그 말에 남윤길은 살짝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