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3장

성지현의 안색은 곧장 어두워졌다. 낮에 약혼 발표를 하더니 벌써 집에까지 불러들였다고? 두 사람 대체 언제부터 시작한 거지? 문예리... 쉬운 여자였어? 약혼하자마자 힐리우스로 기어들어 와 차은우를 위해 연주를 해? 성지현은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질투심이 솟구쳤다. 어쩐지 전화를 받지 않더라니, 여기서 문예리와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야? 그녀는 인터넷에서 문예리에 관한 정보와 각종 뉴스를 찾아본 후 심호민에게 부탁해 인터넷에서 찾기 힘든 정보를 좀 캐달라고 했지만 그녀의 사생활은 너무 깨끗해 찌라시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여태 감추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공개했다는 거지? 그렇게 소중한 여자였어? 그럼 서하윤은 또 뭔데.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성지현은 마치 이상한 덫에 걸린 것처럼 도무지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남은 것은 그저 질투뿐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장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 실장님, 차 회장이랑 문예리 대체 언제부터 알았던 거죠?” 성지현은 거만한 말투로 성지현답게 물었다. 그러자 장민호가 대답했다. “회장님 사적인 일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 성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네, 사적인 일이죠. 하지만 나와 차 회장의 사이도 생각해 봐야지 않겠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한텐 말할 수 있잖아요.” “죄송하지만 궁금하시다면 직접 물으세요. 전 드릴 말이 없네요. 야근 중이니 이만 끊을게요.” 장민호는 아주 쌀쌀맞게 대답한 후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 성지현의 안색은 순간 굳어졌다. 비서 따위가 감히 내 전화를 끊어? 너한테 전화한 건 네 체면을 세워준 일이야. 그런데 감히 나한테 이런 식으로 대해? 처음 느껴보는 굴욕에 그녀는 기분이 아주 더러웠다. 아, 알겠네. 다들 뉴스 보고 날 우습게 생각하는 거야. 날 우습게 보는 것들, 내가 반드시 제대로 갚아줄 거야! 그녀는 고개를 쳐들고 힐리우스를 들여다보았다. 바이올린 연주는 이미 끝났고 달빛 아래 힐리우스는 온통 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