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2장

“문예리?” “응.” “그래, 나 일단 올라가서 옷부터 갈아입을게.”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보니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핑크색 잠옷은 두 사람이 있을 땐 입어도 되지만 손님이 왔을 땐 적합하지 않았다. 몇 분 후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왔다. 문예리는 바이올리니스트라 아주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고 외모도 아름다웠다. 계단을 밟는 소리에 문예리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서하윤을 보는 순간, 문예리는 눈이 번쩍 뜨였다. 이때 차은우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우리 집사람이야.” 문예리는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서하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바로 자기를 소개했다. “반가워요. 문예리예요.” “그래요, 반가워요. 서하윤이에요.” 서하윤은 예의 바르게 손을 내밀었다. 두 여자가 손을 맞잡으려는 순간, 차은우는 서하윤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앉아서 얘기하자.” 문예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설마 지금 날 경계하는 건가? 서하윤은 문예리를 향해 다소 미안한 듯한 표정을 보였다. 자리에 앉은 후, 문예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오늘 서하윤 씨에 대해 요해 좀 하려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저와 차 회장님의 약혼은 임시방편적인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거의 교류가 없는 편이죠. 아, 저 장 실장님과 대학 동창이에요.” 서하윤은 문예리의 직설적인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차은우가 왜 하필 문예리를 연극 상대로 선택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었어요.” “근데 서하윤 씨 너무 아름다우시네요. 웃을 때 더 고우세요.” 문예리는 속마음을 그대로 내뱉었다. 서하윤처럼 눈에 띄게 아름다운 여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차은우는 냉담하게 눈을 흘기며 문예리를 바라봤지만 문예리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듣자니 바이올리니스트라면서요? 음악회도 많이 개최하셨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서하윤은 문예리에게 칭찬을 건넸다. 아까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