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8장
그의 얼굴에는 얕은 미소가 번졌다.
문득 그는 세명시가 지겨워지면 매년 이곳에 와서 서하윤과 얼마간 묵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도 참 행복할 것 같았다.
“밥 다 먹고 영자 할머니 댁에 가보자. 오씨 할머니가 사람을 잘못 봤을 리가 없어. 며칠 전에 돌아온 게 분명해.”
서하윤은 며칠 더 일찍이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며칠만 더 일찍 왔더라면 김영자를 마주쳤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만약 김영자가 며칠 전에 돌아왔다면 그 몇 통의 편지는 정말 누군가의 강요로 쓴 것일까?
아까는 생각지 못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 괜히 모골이 송연해졌다.
편지 속에 쓴 악몽은 떠올리기 싫은 과거였다.
그 편지들은 김영자의 뜻이 맞을까?
차은우는 빠르게 변화하는 그녀의 감정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영자 할머니가 걱정돼서 그래?”
그는 서하윤이 김영자를 언급할 때 다른 감정도 더해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마치...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이었다.
대체 뭐가 그녀를 불안하게 하는 걸까?
요즘 그녀와 박창식은 애써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은 아마도 김영자와 연관된 일일 텐데 또 차은우와 서하윤과도 관련이 된 것 같았다.
“오씨 할머니 말을 들었을 때, 영자 할머니는 요즘 몸이 편찮으신 것 같아. 이제 연세도 많으시다 보니 내가 많이 걱정돼서 그래.”
서하윤은 진심으로 김영자의 건강 상태가 걱정이 되었다.
차은우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 영자 할머니는 잘 지내실 거야.”
“응.”
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바로 맞은편에 있는 김영자의 집으로 향했다.
문은 잠겨 있지만 서하윤은 김영자의 집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는데 확실히 누군가 최근에 살았던 것 같았다.
서하윤은 곧바로 집 문을 열었는데 집 안도 마당처럼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 집은 서하윤이 어릴 적의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
그녀의 집처럼 이 집도 2층짜리 집인데 2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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