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3장

서하윤은 충격에 휩싸인 채 차은우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게... 그러나 그녀의 충격은 차은우의 말을 들은 후 점점 무너지기 직전인 성지현의 감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차은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내 아내도 마침 옆에 있으니 분명히 해두는 게 좋겠어.” ‘분명히’, 그리고 ‘내 아내’라는 단어가 반복될 때마다 성지현은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얼굴을 향해 거침없이 뺨을 때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충격은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어 당장이라도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나...” 그녀는 이어질 말을 어떻게 내뱉었는지조차 몰랐다. 단지 지금까지 이렇게 창피했던 적은 없었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랑 은우는 그냥 고등학교 동창일 뿐이야. 오늘 여길 찾아온 것도 단지 은우만이 날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그 이상은 아무 관계도...” 그녀는 끝내 말을 다 하지 못한 채 황급히 별장을 뛰쳐나갔다. 성지현이 떠난 뒤 차은우는 서하윤을 향해 말했다. “손님은 갔으니 우리 이제 자러 가자.” 서하윤은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방금 그와 성지현은... 혹시 그녀에게 두 사람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던 걸까? 단지 고등학교 동창 사이일 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걸까? 그는 그녀가 오해했을까 걱정되었던 걸까? “은우 씨...” 차은우는 서하윤을 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2층 침실로 걸어갔다. “피곤하니까 자러 가자.” 그날 밤 두 사람은 같은 방, 같은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정말 단지 잠만 잤다. ㅡㅡ 한편 성지현은 별장을 난처하게 빠져나온 후 황급히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집은 보안이 철저했기에 적어도 스토커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사실 그녀가 말한 것만큼 심각하거나 두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차은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차은우는 너무도 쌀쌀맞게 굴었다. 예전에 학교에서 두 사람은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