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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장

마침 서하윤이 문을 열고 나왔다. 막 집을 나서는데 서하윤은 차 한 대를 발견했고 운전석에는 성지현이 보였다. 서하윤은 깜짝 놀랐고 성지현 역시 하필 서하윤을 마주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차 안에서 성지현은 서하윤과 시선을 주고받았고 두 여자 사이에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 가슴 속에 막혀 있던 답답함이 그 순간 더욱 심해지는 것을 느낀 성지현은 차창을 살짝 내리고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냥 지나가던 길이야." 지나가던 길이라고? “그래.” 서하윤은 대꾸할 마음이 없다는 듯 가볍게 대답했다. 서하윤의 무심한 태도에 성지현은 순간 억눌러왔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널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게 얼마나 비열하고 보기 흉한 행동인지 알기나 해?" 성지현은 차가운 시선으로 쏘아붙였다. 그러자 서하윤도 날카로운 그녀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그러는 넌 유부남을 끊임없이 꼬시려하는 게 얼마나 더러운 일인 줄 알아? 할 말 없으면 그냥 꺼져. 내가 여전히 은우 씨의 아내인 한, 넌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거야. 자꾸 내 심기를 건드리면 내가 은우 씨의 아내라는 사실 싹 다 공개해 버리는 수도 있어.” “그러기만 해 봐!” 성지현은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서하윤이 정말 차은우와의 관계를 공개하면 그녀는 더는 세명시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이다. 경매회에서 낙찰받은 두 악물 때문에 그녀는 성씨 가문에 커다란 손해를 가져와 결국 할아버지의 불만을 사게 되었다. 이 일로 다른 가족들도 그녀를 예전처럼 대해주지 않았고 그녀 아버지 역시 화상을 입어 자기 딸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차은우에게도 완전히 버려졌다는 것을 들통나게 된다면 그녀는 성씨 가문에서 완전히 입지를 잃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촌들은 기회를 틈타 그녀를 짓밟으려 할 것이 뻔하다. 이런 결과를 생각한 그녀는 순간 핸들을 꽉 잡았다. “한 번 해볼까?” 서하윤의 웃는 둥 마는 둥 한 표정은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 만약 성지현이 서하윤에게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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